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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기대도 안 했는데…" 한화에서 유일하게 뽑혔다, 왜 일본과의 만남을 기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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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우완 강속구 투수 김서현(20)은 지난 11일 KBO 전력강화위원회가 발표한 WBSC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 ‘팀 코리아’ 훈련 소집 명단에 포함됐다. 35명의 선수중 유일한 한화 소속이다. 지난해 대표팀 투타 기둥으로 활약했던 문동주, 노시환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김서현이 한화의 자존심을 살렸다.

오는 23일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대전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김서현은 “대표팀은 프로 와서 처음인데 감사하다. (대표팀에 뽑힐 거라고) 딱히 기대는 안 했다. 후반기에 많이 던진 것도 아니고, (보여준 것도) 조금밖에 안 됐다. 대표팀 안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좋은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젊은 선수가 국제대회를 경험하고 돌아오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김서현은 올 시즌 37경기에서 38⅓이닝을 던지며 1승2패10홀드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삼진 43개를 잡으면서 피홈런을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30이닝 이상 던진 투수 154명 중 유일하게 홈런 맞지 않았다. 홈런이 많이 나온 타고투저 시즌이었지만 김서현의 공은 그만큼 위력적이었다.

전반기에는 잦은 투구폼 변경과 제구 난조로 고전하며 1~2군을 오르내렸지만 6월초 김경문 감독 부임 후 달라졌다. 김경문 감독은 2군에 있던 김서현을 따로 불러 식사 자리를 가지며 격려했고, 투구폼을 하나로 고정해 밸 런 스를 잡는 데 주력했다. 편한 상황부터 투입돼 조금씩 자신감을 얻더니 7월말부터 필승조로 급성장했다. 후반기에만 데뷔 첫 승과 함께 10개의 홀드를 쓸어담았다.

김서현은 “작년부터 전반기까지 좋은 시간도 있었지만 굳이 다른 길로 새며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도 든다”고 돌아보며 “빨리 1군에서 자리를 잡을 거라고 생각 못했다. 사람들이 제구를 잡으려면 몇 년은 더 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갑자기 이렇게 됐다. 운도 많이 따랐고, 자신감을 얻으면서 즐겁게 하다 보니 좋아졌다”고 말했다.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60km에 이르는 강속구가 트레이드마크인 김서현이지만 후반기 가장 위력적인 공은 슬라이더였다.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구사하는 슬라이더가 140km대 초반으로 빠르게 형성되는데 움직임이 보통 투수들의 공과 달랐다. 한화 포수 이재원도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슬라이더다. 옆으로 휘는 것 같아 보이지만 받는 사람이 보면 밑으로 떨어진다. 타자들은 포크볼 같은 느낌으로 생각하고 스윙한다. 그러니 헛스윙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서현은 “슬라이더 그립은 다른 선수들과 비슷하게 잡는데 가는 방향이 왔다 갔다 한다. 일반적인 슬라이더처럼 휘는 것도 있지만 체인지업이나 포크볼처럼 떨어지는 때가 있다. 의도해서 던지는 건 아니다. 나도, 포수 선배들도 예측을 못한다”며 웃은 뒤 “슬라이더 말고 다른 것도 하나 추가하려고 한다. 아직은 말할 수 없다. 내년 시즌 때 봐달라”며 직구·슬라이더에 만족하지 않고 제3구종까지 확실하게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후반기 폼으로만 보면 이런 김서현의 강점은 국제대회에서 더욱 위력을 떨칠 수 있다. 스리쿼터에서 나오는 강속구, 슬라이더 조합은 처음 보는 타자들이 더욱 까다롭게 느껴질 만하다. 20대 젊은 선수 위주로 세대 교체 기조를 이어가는 대표팀이라 김서현도 웬만하면 28명 최종 명단에 들 것으로 기대된다.

김서현은 “7명이 빠져야 한다. 고척에서 약해서 걱정이다. 키움 타자들이 잘 치기도 했지만 마운드가 높아서 어려움이 있었다. 가서 적응을 잘해야 할 것 같다”는 말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내달 1~2일 고척돔에서 쿠바 대표팀과 두 차례 평가전을 갖는데 이때 활약에 따라 최종 엔트리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최종 엔트리에 들면 일본 대표팀과 대결도 기대된다. 대표팀은 내달 15일 일본과 조별리그에서 맞붙는다. 김서현은 고교 3학년 시절인 2022년 U-18 야구월드컵에서 예선 일본전 마무리로 나서 방송사 표기 기준 최고 시속 163km를 던졌다. 실제 당시 최고 구속은 156km로 알려졌지만 일본에서 163km 투수로 소개될 만큼 이목을 끌었다.

일본 상대로 좋은 기억이 있는 김서현은 평소에도 미국 메이저리그(MLB) 대신 일본프로야구(NPB)를 즐겨 본다. 일본말도 어느 정도 구사할 줄 아는 김서현은 “MLB는 안 보고 NPB만 본다. 대표팀에 뽑혀서 일본과 붙으면 영상으로 보던 선수들도 있을 거고, 일본 캠프에서 상대했던 선수들도 있을 것이다.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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